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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아니지만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번역된 소설보다 한국 작가의 소설을 읽는 것이 더 즐겁고 재미 있다는 것이다. 번역되지 않은 소설은 작가의 문채와 개성, 그리고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이 더욱 가슴에 잘 와닿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읽게 된 '우리 제발 헤어질래?' 라는 소설은 그런 한국 작가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게 해준 소설이었다.
소설은 갓 서른이 된 언니와 20후반을 살아가는 동생 두 자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작가 역시 젊은 20대 작가라 그런지 등장 인물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을 읽는 동안 실제 인물의 내면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 세대를 살아가는 20대 여성들의 생각과 사고방식 그리고 삶의 면면을 잘 그려놓아서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인생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관계의 연속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사람들은 수많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며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그 관계 맺음으로 말미암아 살아간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가깝게 부딪히며 살아가는 존재가 바로 가족일 것이다. 우리는 사실 가족으로 부터 가장 큰 상처를 받기도 하고, 또한 가장 큰 사랑을 받기도 한다. 너무 가깝게 지내기에 그 관계의 소중함을 때로는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도 형제자매의 관계는 여러가지 독특한 점이 많다. 부모님의 사랑을 얻고자 하는 경쟁관계이기도 하면서, 때로는 누구보다도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되기도하고, 한편으로는 가장 필요로 할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형제자매와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고, 그 관계속에서 우리 자아를 형성하는데 많은 영향을 받는다.
소설 속의 두 자매는 서울에서 함께 살아가는 경상도출신 자취생이다. 젊은 나이에 등단하여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언니 권혜미, 공대의 얼짱인듯 예쁜 미모를 자랑하며 어린시절엔 영재소리를 들으며 자란 동생 권지연 둘사이엔 다툼이 끊이질 않는다. 무엇때문에 둘은 저렇게 앙숙이 되어버린 걸까? 두 자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경험을 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같은 것을 보고 느끼며 살아가고 있지만, 다른 경험을 한다. 그 다른 경험이라는 것이 바로 두 자매가 다툼을 끊이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경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관계는 영원히 평행선을 그으며 가까워 질 수 없는 것이다. 두 자매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소설의 독특한 전개방식이 영원히 수평선을 그으며 갈것 같은 두 자매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소설의 제목처럼 '우리 제발 헤어질래?'를 외치는 두 자매가 과연 어떻게 가까워지고 둘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될까? 계속해서 궁금증을 자아내며 책을 읽었다. 소설은 종반부를 향해가며 두 자매에게 어려운 선택을 던져준다. 그리고 그 어려운 상황을 함께하며 두 자매의 관계는 회복된다. 인생에 닥치는 어려움, 시련, 아픔들이 왜 필요할까? 그것은 우리를 더욱 성숙하게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며, 그것을 통해 나자신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자매는 어려운 상황을 함께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그 이해를 통해 자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이렇게 소설은 따뜻한 결말을 그리며 끝을 맺는다. 오랜만에 소설책을 읽을 수 있게 책을 빌려준 이와 좋은 글로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준 작가님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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