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을 알게된건 학교에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로 부터였습니다.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이렇게 현대중공업 그룹을 이루는 회사이 더군요. 이 때 현대미포조선은 제가 입사하고 싶은 기업으로 마음속에 자리매김하게되었습니다.
취업시즌이 시작되고나서 많은 회사들이 공채를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현대미포조선은 제가 지원한 기업중에서 가장 매력적이어보였습니다. 회사 내 분위기나 발전가능성 그리고 새로세워진 기숙사와 함께 주변 인프라가 모두 충족한 회사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입사지원시기가 빨라서 학기 초반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현대미포조선은 마감 당일까지 수업을 빠져가면서 입사지원서를 작성했습니다. 기계공학도로써 조선업에서 일하고 싶은 이유, 그것을 위해 학부시절 준비한 것들 내가 가진 역량, 그리고 포부를 써내려갔습니다. 글솜씨가 그리 좋지 못해서 화려한 미사여구보다는 직설적인 문장으로 지원서를 썼습니다. 지원서 자체의 제한분량도 그리 많지 않더군요..
현대미포조선 서류 발표가 있고나서 STX와 입사시험 날짜가 겹치는 것을 보고 조금의 고민도 없이 현대미포조선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뽑는 인원도 적고 가능성도 적어보였지만 정말 내가 가고 싶은 회사에 지원하는 것이 후회없는 선택이 될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선택은 정말 제 인생에서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발표 다음날 바로 현대 계열 인적성 시험 책을 구입하고, 취업카페에서 이공기초 시험 문제 자료들을 받아보았습니다. 타회사와 구분되는 점은 전공 프레젠테이션을 이공기초 시험으로 대체한다는 점이더군요. 한문시험도 포함되어 간단한 한문 시험 자료들을 공부했습니다. 현대중공업에 지원한 친구와 함께 인적성 시험을 치러 새벽에 같이 나왔습니다. 아침을 거르고 나와서 김밥을 사먹었는데, 차안에서 책을 계속 보다보니 멀미가 났습니다.. 결국 먹은걸 뱉어내고 말았지요.. 속을 진정하고 근처 맥도날드의 화장실을 다녀왔더니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왠지 잘될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인적성 시험을 무사히 마치고 친구와 함께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인적성 시험발표가 났습니다. 이제 정말 최종면접만 남았다는 생각을 하니 정신이 없더군요. 저는 이전에 삼성중공업 면접 준비를 하며 쌓았던 조선업에 대한 지식에 덧붙여 현대미포조선이라는 회사에 대한 지식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홈페이지에 들어가 여러가지 회사정보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현대미포조선에서 발행하는 현대미포조선 웹진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중에서 미포최고 기술최고라는 코너의 글들이 참 도움이 많이 되더군요.. 2002년도 글부터 쭉 읽다보니 회사의 직원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배를 만드는 일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예상 질문 답변을 써가면서 나름데로 면접 시나리오를 작성했습니다.
드디어 면접날짜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면접을 본 경험으로 절대 면접에서 당당함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어떤 질문을 받더라도 당당하자. 기죽지 말자. 떨어질때 떨어지더라도 할말은 하고 나오자. 이런 생각으로 제 자신을 추스렀습니다.
면접 당일 모인 인원은 약 150명 이중에서 합격인원은 약 30명 경쟁률은 5:1이었습니다. 5명이 면접실로 들어가는데 그중에 한명이 합격한다는 이야기.. 정말 긴장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5명중 가운데 자리에 배정받았습니다. 면접실 앞에서 양쪽 사람들이 학교 소개도 하고, 면접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저는 가운데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왠지 외톨이가 된것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저는 조용히 스스로 마음을 컨트롤했습니다. 면접실 앞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면 면접볼때 할말을 못하게 될꺼라며 저는 조용히 제가 만든 면접 시나리오를 마음속으로 되짚었습니다.
면접실에 들어갔습니다. 줄을 서서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최종면접은 임원면접으로 면접관 5 : 면접자 5로 진행되었습니다.
면접관 "자기소개는 여기 지원서에 다 적혀있으니까 생략하고 우리가 왜 여러분을 뽑아야되는지 들어보고 싶군요.. 한사람씩 들어봅시다."
자기소개가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에 그것만 줄줄외던 우리는 약간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부분에 대해서 이미 시나리오를 짰었고, 대답도 잘 만들어두었기 때문입니다.
나 "안녕하십니까.. 저는 현대미포조선에 입사지원하게된 ***입니다. 현대미포조선은 고부가가치선인 PC선을 필두로 업계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고 싶은 분야는 ..............."
이렇게 제가 준비한데로 잘 이야기를 했습니다. 면접관 분들의 표정이 변하는걸 느낄수 있겠더군요.
면접관 "***씨는 기계공학을 전공했기때문에 이런이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줄 알았는데 좀 놀랬습니다. 어떻게 그 분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알게되었지요?"
나 "네 저는 현대미포조선의 입사지원 면접을 준비하면서 이런 자료를 찾아보고 이런 글들을 읽었습니다. 거기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면접관 "***씨, 이야기를 들어보니 회사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고, 전문용어도 많이 사용하시네요. 혹시 회사에 아는 사람이 있습니까?"
나 "네 저는 현대미포조선에 아는 선배 한명이 있습니다..............."
면접관 "아버지가 일하시는 회사가 어디죠?"
나 "네 저희 아버지께서는 신발업계에서 20년 넘게 근무해오고 계십니다.........."
이렇게 면접이 끝났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나오는데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합격이다.. 왠지 그런 확신이 들었습니다. 저말고도 4명이나 더 있었지만, 면접이 저에게 매우 유리하게 진행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질문자체도 제가 원하던 질문만 받은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은 약간 공격적인 질문에 당황하기도 했는데 저는 그런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성공적인 면접은 다시는 없을꺼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친구와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는 도중에 문자한통이 왔습니다. 신체검사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순간 눈에 이슬이 맺히더군요. 아 이제 됐구나.. 이제 정말 꿈이 이루어지는구나.. 저는 너무 기뻐서 웃지도 못했습니다. 부모님께 연락하고, 친구들에게 연락하면서 마구 합격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신체검사를 받고, 오늘 최종합격 소식을 듣게되었네요. 취업이라는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오고 나니 정말 밝은 빛이 비취는 걸 보게됩니다. 하지만 이것이 새로운 시작이겠지요.. 정말 이제부터는 더 열심히 해서 인정받는 일꾼, 능력있는 일꾼이 되어야겠습니다.. 기나긴 취업의 길에서 저를 위해 기도해주신 부모님, 친구들, 그리고 힘들때 격려해주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저도 이제 사회인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