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김성호 역| 청목사| 1989.03.01 | 440p
죄란 무엇이고 벌이란 또 무엇인가? 죄와 벌이란 이 소설은 죄에 대해서 시대 상황이 낳은 부조리의 결과 이며 그러한 부조리에 대해서 인간 내면에 숨겨진 악한 본성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 내면에 드러난 악한 본성은 타인의 심판 혹은 스스로 느끼는 죄의식으로 벌받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 라스코리니코프는 지성인이며 가족을 사랑하는 청년이다. 그런 평범한 청년이 도끼로 두 자매를 살해하는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사건의 배경은 바로 부조리한 시대 상황이다. 많은 돈을 지닌 알료나 이바노브나는 자신의 재산을 이용하여 고리 대금업을 하는 고약한 인물로 묘사된다. 이러한 악한 인물이 권세를 가지고 돈없고 연약한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고 어렵게 만드는 모습을 통해 없는 사람은 더 없어 가난해지고 있는 사람은 더 얻어 부요해진다는 부익부 빈익빈의 시대상황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보통 사람들은 이야기 한다. 가진 사람들이 가난한 자들에게 조금만 자비를 배푼다면 우리 세상이 이렇게 힘들고 어렵진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이러한 세태에 단순히 넋두리로서 말만 내뱉는 것이 아닌 실제 행동이 나타난 것이 바로 라스코리니코프의 살인 행위이다.
라스코리니코프와 알료나 이바노브나 두 사람 모두에게 죄란 무엇이고 벌이란 무엇일가?
라스코리니코프는 부조리한 세태에 대하여 낙담하여 살인이란 극단적인 수단을 선택했고 그 살인을 선한 목적을 위해 한다고 하였지만 결국 살인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 살인 이후 그는 극심한 죄의식에 시달리게 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자 했던 돈은 하나도 쓰지 못한다. 라스코리니코프는 부조리한 현실에 대하여 죄짓는 것을 선택했고, 그 선택은 스스로 죄의식에 시달리게 되는 벌을 받는 결과를 낳았다.
알료나 이바노브나는 부조리한 세태에 편승하여 자신의 재산을 이용해 가난한 사람들의 생계를 착취했다. 이것이 바로 그녀의 죄일 것이다. 그녀가 조금만 합당하게 자신의 재산을 이용하여 대금업을 하였더라면 살해당하는 일 즉 벌 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사람은 생을 살면서 삶에 대하여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그러한 의미에 기대어 자신을 삶을 이끌어 간다. 알료나 이바노브나는 자신의 생에 목적을 돈이란 재물에 부여하였고 그러한 목적을 위해서는 악독한 고리대금업도 서슴치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삶은 피살이란 비극을 초래했다. 라스코리니코프는 어떠한가? 그는 부조리한 현실에 대항하여 악독한 고리대금업자를 살해하는데 대하여 선한 목적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행위는 깊은 내면의 죄의식에 스스로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는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목적을 설정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우리가 우리 삶 속에 부여하고 설정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옳은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선한 양심이라고 생각된다. 아무리 의미있고, 선한 목적을 가진 행위라 할지라도, 그 행위의 바탕에 선한 양심이 깔려 있지 않다면 그것은 죄가 되고, 그러한 죄는 우리 모두에게 벌을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죄와 벌은 쓰여질 당시의 시대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향하여서도 동일하게 외치고 있다. 인간의 기본적인 선함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세상을 둘러보자. 너무나 많은 속임수와 사기 그리고 힘의 논리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세상 속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주인공 라스코리니코프가 바로 그러한 지성인 젊은이의 대표이다. 꿈을 상실한 우리 젊은 청년들을 보여 주는 것이다. 선한 양심대로 행하지 않는 우리, 그러한 기본적인 인성이 내면에 자리잡고 있지 않은 우리 세대 속에서 절망을 느낀다.
우리는 이 시대를 향해서 외쳐야 한다. 선한 양심을 가지고 일어 설 수 있는 담대함을 지녀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특히 젊은 대학생들이 그러해야한다. 진리의 상아탑인 대학은 취업을 위해 생계유지를 위해 오는 곳이 아니다. 우리는 이 시기에 우리 속에 우리가 이끌어갈 시대를 향하여 선한 양심을 가지고 선한 목적을 이룰 포부와 꿈과 실력을 기르기위해 대학에 오는 것이다. 알료나 이바노브나와 같아서도 안되겠고, 라스코리니코프와 같아서도 안되겠다. 우리는 이 죄와 벌로부터 벗어난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것이 이 소설 속에서 내가 찾은 작은 목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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